한눈에 보는 결론: 명절 직전이라고 모든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보다 출하량이 더 빠르게 늘면 추석 일주일 전부터 가격이 내려갈 수 있고, 반대로 대과나 특품처럼 공급이 부족한 규격은 추석 후에도 강세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식업 발주는 날짜보다 반입량·등급별 가격 차이·시장 휴업 일정을 함께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식당과 마트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언제 사야 가장 저렴한가”입니다. 흔히 명절 직전에 가격이 최고점을 찍고 연휴가 끝나면 바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가락시장 시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명절 수요뿐 아니라 산지 출하 집중도, 작황, 품종 전환, 시장 휴업과 재개장까지 함께 반영합니다. 2026년 추석인 9월 25일을 기준으로, 전후 2주 동안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 구간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명절 전후 4주 시세 흐름 한눈에 보기
| 시기 | 시장에서 주로 나타나는 변화 | 외식업 발주 판단 |
|---|---|---|
| D-14~D-10 | 성수기 출하와 유통업체 물량 확보 시작 | 평소 가격·반입량과 비교할 기준선 설정 |
| D-9~D-5 | 과일 선물세트와 제수용 수요 확대, 출하량도 증가 | 특품과 일반 상품 가격을 분리해 비교 |
| D-4~D-1 | 소매 구매와 배송 집중, 물류 혼잡 확대 | 필요한 양만 사고 신선품 과잉재고 피하기 |
| 추석~D+3 | 시장 휴업 또는 거래량 감소로 가격 공백 발생 | 마지막 거래가격을 정상 시세로 오해하지 않기 |
| D+4~D+7 | 재개장 후 반입량이 불규칙해 일별 가격 변동 확대 | 하루 가격보다 2~3거래일 평균 확인 |
| D+8~D+14 | 명절 수요가 빠지고 평시 거래로 복귀 | 반입 회복 품목부터 정상 발주로 전환 |
D-14~D-10, 가격보다 반입량이 먼저 움직인다
추석 2주 전부터 산지와 유통업체는 성수기 출하를 본격적으로 준비합니다. 이때 수요가 늘기 전에 출하량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 가격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과거 추석 관측 사례에서도 주요 농산물은 추석 2주 전보다 1주 전 가격이 낮아지고, 추석 이후에는 수요 감소로 추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것은 고정 공식이 아니라 공급 회복 속도가 수요 증가보다 빨랐던 경우의 패턴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가격만 보지 말고 전일과 최근 3일의 반입량을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가격이 유지되는 가운데 반입량이 계속 늘면 이후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D-9~D-5, 상품과 특품의 가격 차이가 벌어진다
명절 수요는 모든 규격에 똑같이 붙지 않습니다. 사과·배는 선물용으로 선호되는 대과와 색택이 좋은 특품에 주문이 몰립니다. 전체 생산량이 충분해도 대과 비중이 적으면 특품은 오르고 중소과는 안정되는 가격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식업체가 후식이나 조리용으로 사용할 과일이라면 이 시기의 특품 가격을 따라갈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품종의 상·중품이나 중소과를 비교해 kg당 가격과 손질 후 실수율을 계산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D-4~D-1, 소비는 몰리지만 도매 매입에는 늦을 수 있다
2025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소비자 조사에서는 추석 음식 구매 시기로 ‘명절 2~4일 전’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소매 구매가 가장 몰리는 시점이지만, 식당과 유통업체가 도매 물량을 확보하기에는 다소 늦은 구간입니다.
특히 엽채류처럼 저장성이 낮은 품목은 연휴 영업계획을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평소 발주량에 연휴 일수만 곱해 주문하면 휴무나 손님 감소로 폐기율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절에도 정상 영업하는 매장은 거래처 배송 중단 기간까지 포함해 안전재고를 잡아야 합니다.
추석~D+3, 가격이 없는 날은 ‘싸진 날’도 ‘오른 날’도 아니다
가락시장 휴업이나 거래량 감소 기간에는 정상적인 가격 발견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온라인에 남아 있는 마지막 경락가격은 연휴 동안의 현재 시세가 아니라 마지막 거래일의 기록입니다.
품목별 경매 종료와 재개 시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발주 전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휴업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연휴 직후 첫 거래가격도 반입량이 적으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한 번의 경매 결과만으로 추세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D+4D+7, 재개장 첫날보다 23거래일을 본다
재개장 직후에는 산지 출하 차량이 한꺼번에 들어오거나 반대로 작업 지연으로 반입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첫날 가격이 크게 내렸다고 바로 대량 구매하면 다음 거래일에 품질이나 등급 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같은 품종·등급·규격의 평균가격과 반입량을 최소 2~3거래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하품 비중만 늘어난 것인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D+8~D+14, 보통은 안정되지만 과일은 예외가 생긴다
명절 수요가 사라지면 일반적으로 가격을 누르는 힘이 생깁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과·배 가격이 명절 후에도 내려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6~2025년 성수품 흐름을 분석하면서, 2023년까지는 명절 직후 하락이 일반적이었지만 20242025년에는 과실 공급 부족과 대과 감소로 사과·배 가격이 계속 오른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추석이 끝나면 무조건 싸진다”는 전제로 구매를 미루면 안 됩니다. 일반 등급은 반입 회복을 기다리고, 공급이 부족한 특품 대과는 별도 시장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026년 추석은 어떤 흐름이 예상될까?
현재 공개된 자료상 2026년 사과와 배의 전체 공급 여력은 비교적 양호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생산량이 전년보다 8.7%, 배는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8월 사과 출하량은 전년보다 19.3%, 9월은 2.2% 증가하고, 8월 햇배 출하량도 15.6%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따라서 큰 기상 피해가 없다면 일반 등급 사과·배는 추석으로 갈수록 급등하기보다 안정되는 흐름이 기본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폭염으로 과실 비대가 부진했던 산지에서는 선물용 대과 가격이 별도로 강해질 수 있습니다.
채소류는 명절 수요보다 날씨 영향이 더 큽니다. 농식품부는 9월과 추석 성수기 시설채소 공급을 양호하게 보고 있지만, 폭우·태풍·고온 피해가 생기면 상추·시금치 등은 단기간 급등할 수 있습니다. 배추와 무는 정부 비축물량이 각각 1만5,000톤, 6,000톤 확보돼 있으나, 실제 방출 시점과 산지 작황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식당 사장님을 위한 발주 원칙 5가지
- 가격과 반입량을 함께 본다. 가격만 내리고 반입량이 줄었다면 일시적 저가일 수 있습니다.
- 같은 품종·등급·중량으로 비교한다. 사과 10kg이라도 과수와 등급이 다르면 전혀 다른 상품입니다.
- 선물용 대과와 조리용 중소과를 구분한다. 명절 프리미엄을 원가에 그대로 떠안을 필요가 없습니다.
- 연휴 전에는 분할 발주한다. 저장성 품목은 먼저 확보하고 엽채류는 마지막 영업일에 필요한 만큼만 받습니다.
- 재개장 첫날 가격으로 결론 내리지 않는다. 최소 2~3거래일 평균과 품위 구성을 확인합니다.
정리
명절 전후 시세는 단순한 산 모양이 아닙니다. 추석 전에도 출하량이 충분하면 가격이 내려가고, 추석 후에도 공급 부족과 품질 차이 때문에 특품 가격은 오를 수 있습니다.
올해는 일반 등급 사과·배 공급이 비교적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과, 엽채류, 기상 민감 품목은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D-14부터 동일 규격의 가격과 반입량을 기록하고, 연휴 전 분할 매입한 뒤, 재개장 후 2~3거래일을 확인해 정상 발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자료 기준일: 2026년 8월 26일
자료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설 명절 대비 농축산물 물가안정대책 진단과 과제’, 농업관측센터 ‘추석 전후 가격 및 전망’, 농림축산식품부 ‘2026년산 주요 과일류 수급 동향 및 대응’, 농림축산식품부 ‘여름철 채소류 수급 동향’,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가격정보